진정한 소통은 언어가 아닌 “마음과 행동”

 

저자:정지유(Jeong Jiyu)


DUAN_22 (1).JPG

교환학생에서 PLG 선생님이 되다

저는 2020학년도에 국립대만과학기술대학교(이하 NTUST)로 교환학생 파견을 갔던 한국 학생 정지유입니다. 한국에서 대만으로 유학을 온 그 자체는 저에게 있어 아주 큰 도전이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중국어를 아예 몰랐기 때문에 타지에서의 모든 것에 대해 더욱 의기소침해 있었으며 처음에는 PLG를 참여할 생각 조차 없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NTUST에서 Wannie교수님의 수업을 통해 PLG에 대해 궁금해지게 되었고, 전공(AFL) 수업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에 대해 같이 학습을 한 후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비록 중국어를 할 줄 모르지만, 이것 또한 성장을 위한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 판단했기에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DUAN_44.JPG

언어 장벽을 극복하기까지

학교로 파견을 가기 전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는지,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등에 대해 배우는 ‘Teacher Conference’ 시간을 가집니다. 비록 NTUST 수업시간에 교육 방법에 대해 배웠다고는 하나 직접 실행해보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부족함과 두려움이 가득했고, 무엇보다 저는 소심한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동료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아주 어려웠습니다. 토론을 하는 데에도 언어 장벽을 느꼈으며 저 혼자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많이 외로움을 느꼈던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수업을 설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시간 계산을 철저히 해야했으며, 어떻게 아이들의 이목을 끌지, 돌발상황에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는지 등 모든 것이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더 좋은 선생님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DUAN_29.JPG

반가워, Dongao!

그러한 걱정과 우려를 안고 처음으로 파견을 간 곳은 이란에 있는 Dongao 초등학교입니다. 단지 시골 학교인 줄 알았는데 기차에서 내리니, 아름다운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고 아주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을이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도착한 당일, 몇몇의 귀여운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우리에게 낯을 가리나 친해지고 싶어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몇몇 동료들은 직접 말을 걸며 아이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했는데 저는 중국어를 할 줄 몰랐기 때문에 단지 눈웃음으로 모든 대화를 대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를 이해해줄 수 있고 같이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동료가 매우 필요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정말 구세주처럼, Carrie라는 동료 친구가 저에게 먼저 다가와 항상 저를 챙겨줬습니다. 그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저 스스로 자신감을 되찾으려 노력하니 어느덧 저는 준비가 되어 있는 선생님이었습니다.

DUAN_83.JPG

아이들과 함께한 모든 소중했던 시간들

아이들과 함께한 모든 시간들을 기억합니다. 저는 음악 교실에서 춤을 가르치는 역할이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잘 따라와줘서 “언어가 가르침의 전부는 아니구나”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저의 나라 문화인 K-pop에 열광하고, 좋아하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저에게 다가오고 친해지는 과정이 너무 신기하고 고마웠습니다. 특히 Phoebe라는 아이가 제 기억에 아주 강렬하게 남는데 그 친구는 모든 동료 선생님들 중 저를 제일 좋아했으며 항상 저에게 무언가를 선물해주고 싶어하는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랑 더 많은 얘기를 하고싶어 동료 선생님들로부터 필수 중국어를 학습해 실행해볼 수 있었으며 덕분에 제 중국어 실력도 꽤 향상되고 Dongao라는 마을에 깊은 정이 들게 되었습니다.

DUAN_18.JPG

새로운 도전을 향해

원래 저의 계획은 Dongao가 처음이자 마지막 파견이었지만, Dongao에서 너무 많은 정을 느꼈고 도전을 더 진행하고 싶어서 Chishang과 Xiaolin으로 추가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인지 하필 그 당시 Visa도 연장이 되었습니다)

두번째 파견 학교 Chishang을 갔을 땐 아이들이 중학생이어서 비록 중국어가 안되더라도 어느정도 영어로 소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아직 이유를 알 수는 없으나 어느 순간 저는 “이쁘고 인기있는” 한국인 선생님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 이전에 교육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덧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어 있었습니다. 세번째 파견 학교 Xiaolin은 산속에 있는 고요한 동네였는데 동료들로부터 Xiaolin의 역사를 듣고 마음이 정말 아팠습니다. 자연재해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보금자리를 잃는 슬픔은 얼마나 큰지 감히 추측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PLG는 정말 그들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고, 앞으로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대만 역사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정말 행운이 있는 기회였습니다.


진정한 소통은 언어가 아닌 마음과 행동

PLG에 참여하는 것은 저의 대만 생활 속에서 어쩌면 최고의 선택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과정 속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했습니다. 우선, 앞에서도 잠깐 언급을 했었지만  “진정한 소통은 언어가 아닌 마음과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분명히 저는 아이들이 하는 말들을 이해하지 못했고 아이들에게 언어로 다가가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마음과 행동으로 저의 진심을 보여주니 저와 아이들은 진심의 관계로 서로를 대하고 있었습니다. 두번째는 “저 자신의 능력 향상”입니다. 중국어 실력 향상은 물론, 소심했던 저의 성격을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는 경험들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정”입니다. 이는 단순히 아이들과의 관계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의 입장에서 다른 모든 동료 선생님들은 외국인이었습니다. 또한 그들에게 저는 항상 외국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국적 및 언어와 상관없이 그들은 저를 항상 도와주었고 응원해주었으며, 소중했던 저의 PLG 시간 속에서 저와 함께 주인공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PLG에서의 유일한 non-Chinese speaking teacher이 될 수 없었으며 지금의 저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저의 최고의 파트너 Carrie를 비롯한 동료 선생님들, 스태프 분들, 마지막으로 Wannie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WJF_162.jpg

다시 만나자, 고마워요 PLG!

지금 저는 한국으로 돌아와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하며 많은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며 존경을 받는 선배가 되었습니다. PLG가 아주 큰 영향을 주었다고 믿으며, 비록 저는 대만에 있지 않지만 저의 PLG 스토리는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다시 아이들을 볼 수 있는 그 날들을 기다리며 각자의 자리에서 더욱 성장하여 만나기를 바랍니다.







 
 
Wannie Wang